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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 전주, 완봉승 재미 들렸다
강유택·박진솔·변상일 3연승 폭발... '평행이론' 수려한 합천 완파!
  • [KB바둑리그]
  • 강헌주 전문기자 2025-11-30 오전 12:14:04
▲ 강유택(왼쪽) "개인적인 목표는 없고 팀이 잘해서 우승하면 좋겠다." 박진솔 "거의 졌다고 생각했는데 상대의 실수로 운 좋게 이겼다."

폭발적인 경기력을 앞세운 한옥마을 전주가 상위권 진입을 위한 발판을 다졌다. 29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5라운드 3경기에서 한옥마을 전주가 수려한 합천을 3-0 셧아웃으로 제압했다.

4라운드까지 쌍둥이처럼 똑같은 행보를 보였던 두 팀의 대결.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동시에 이기고, 동시에 졌다. 또한 개인의 승패 차이마저 동률을 기록했다. 나란히 공동 4위에 자리한 두 팀에게 이날 경기는 상위권과 하위권으로 향하는 갈림길이었다.

1국 한옥마을 전주 강유택(5지명) : 수려한 합천 김승진(3지명)
강유택, 257 흑 불계승. 한옥마을 전주 1-0 수려한 합천

지난 27일 한국프로기사협회 리그에 이어 이틀 만에 다시 만난 두 선수.
강유택은 '선실리 후타계'의 대명사답게 초반부터 실리에서 앞서가며 완승국을 이끌었다. '무서운 신예' 김승진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속절없이 선취점을 허용했다.

사흘 새 김승진에게 2승을 챙긴 5지명 강유택은 2지명 박상진(정관장)과 4지명 강승민(영림프라임창호)에 이어 이날 3지명 김승진까지 완파하며, 상위 지명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게다가 팀이 승리한 3경기에 모두 출전해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편 최근 녜웨이핑배 우승에 이어 지난주 용병 진위청(원익)을 완벽하게 제압했던 김승진은 특유의 공격력이 살아나지 않으며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 1국 개시 선언을 준비 중인 이홍열 심판(오른쪽)과 대국장 전경
▲ 지금까지 12차례 출전한 바둑리그에서 무려 6회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갖고 있는 강유택이 3년 만의 복귀 시즌에도 상위 지명자 3명을 연달아 저격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2국 한옥마을 전주 박진솔(3지명) : 수려한 합천 김형우(5지명)
박진솔 299수 백 반집승. 한옥마을 전주 2-0 수려한 합천

1국과 마찬가지로 양 팀 3지명 선수와 5지명 선수가 다시 마주 앉았다. 한옥마을 전주 양건 감독과 수려한 합천 고근태 감독은 초반에 상위 지명자들을 아끼는 전략으로 장기전에 대비했다.

47명의 바둑리거 가운데 두 번째 연장자 박진솔(39세)과 네 번째 연장자 김형우(37세)는 베테랑답게 서로 실수 없이 팽팽한 대결을 펼쳤다. 미세한 승부가 종반까지 이어졌고, 막판 정교한 끝내기로 집중력을 보여준 박진솔이 가까스로 반집을 남겼다.

▲ 박진솔이 김형우를 상대로 벌인 베테랑 대결에서 뒤늦게 마수걸이 승리를 따내며 마음의 짐을 덜어냈다.

3국 한옥마을 전주 변상일(1지명) : 수려한 합천 신민준(1지명)
변상일 155수 흑 불계승. 한옥마을 전주 3-0 수려한 합천

3국에서 주장전 빅매치가 성사됐다. 한결 여유로운 상황에도 한옥마을 전주는 변상일을 투입해 속전속결을 노렸고, 막판에 몰린 수려한 합천은 신민준으로 반격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서로 상대의 의도를 거스르는 수순을 교환하며 변상일이 국면을 주도해나갔다. 두터움을 허용한 신민준은 이른 승부수를 던졌고, 서로 대마가 잡고 잡히는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난전 끝에 변상일이 두 번째 대마를 포획하면서 신민준의 항복을 받아냈다.

완벽한 공격력으로 상대를 제압한 변상일은 이번 시즌 5연승 질주를 이어갔다. 반면 상대 전적 12승 17패로 열세를 면치 못했던 신민준은 30번째 맞대결에서도 고배를 마셨고, 팀도 주저앉았다.

▲ 지난 시즌 피셔 룰 방식에 다소 주춤했던 변상일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박정환, 신민준 등 난적들을 제압하며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양 팀 감독은 경기 초반 상위 지명자를 아끼며 장기전을 대비했지만, 예상과 달리 단기전으로 막을 내렸다. 4라운드까지 팀 성적이 정확히 일치했던 두 팀은 5라운드 오더 역시 순서만 달랐을 뿐 동일한 지명자들이 맞붙었다. '평행이론'처럼 똑같은 과정, 그러나 결과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1,3,5지명 선수들의 맞대결에서 한옥마을 전주가 완벽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한옥마을 전주는 3라운드에 이어 두 번째 완봉승을 수확하며 공동 3위로 뛰어올랐고, 수려한 합천은 영봉패 수모 속에 6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5라운드 마지막 경기는 영림프라임창호와 울산 고려아연의 대결.
1국 선발로 강동윤(영림프라임창호)과 안성준(울산 고려아연)의 주장전이 예고됐다. 상대 전적은 강동윤(랭킹 7위)이 안성준(랭킹 4위)에게 11승 4패로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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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는 내년 2월까지 8개 팀이 더블리그 방식으로 총 14라운드 56경기를 치른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우승 상금 2억 5,000만원을 놓고 최종 대결을 펼친다. 매 경기 5판 3선승제로 진행되며, 기본 시간 1분에 착수할 때마다 15초가 추가되는 피셔 룰 방식이 적용된다.

▲ 이날 경남 합천에서 열린 합천국수배 영재&정상 기념대국 행사를 마치고 곧바로 서울 한국기원으로 달려온 고근태 감독(오른쪽)은 온종일 강행군 일정을 소화했다.

▲ 30대 베테랑 강유택과 박진솔의 연승으로 분위기가 달아오른 한옥마을 전주 검토실에서 양건 감독(왼쪽)과 선수들이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수읽기에 몰두해 있다.

▲ 3국 종료 후, 양 팀 선수들이 스튜디오에 모여 마지막 대국을 복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