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후보 1순위 원익이 첫 경기에서 승전보를 울렸다. 24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202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라운드 2경기에서 원익이 한옥마을 전주를 3:1로 꺾고 순항을 시작했다.
▲ 박시열 심판(오른쪽)이 1국 개시 선언을 준비하고 있는 바둑TV 경기장 전경
1국은 변상일(한옥마을 전주)과 박정환(원익)의 주장전.
통산 상대전적은 박정환이 18승 10패로 앞서지만, 최근 2년간 3승 3패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바둑리그에서 근 2년 만에 재대결이 성사됐다.
▲ 지난 시즌 10초 피셔 룰에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국내 랭킹 2위 박정환(원익)을 제압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인 변상일(한옥마을 전주)
미세한 접전 속에 중반을 맞이한 국면. 중앙에서 변상일의 강수가 작렬했고, 초읽기에 몰린 박정환이 단수를 교환하면서 순식간에 형세가 기울었다. 중앙 요석 6점을 대가 없이 헌납한 박정환은 바로 10여 집 가량 열세에 빠졌다. 이후 상대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은 변상일이 불계승을 거두며 주장전 자존심을 지켰다.
▲ 한옥마을 전주 양건 감독이 오랜 시간 공들여 영입한 '비장의 카드' 양딩신
2국은 중국갑조리그를 연상케 하는 용병들의 맞대결.
이번 시즌 바둑리그에 출전하는 중국 용병 6명 가운데 자국 랭킹(3위)이 가장 높은 양딩신(한옥마을 전주)이 바둑리그 데뷔 무대에 올랐다. 1국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한 원익은 지난 시즌 신인상 수상자 진위청(원익) 카드로 반격에 나섰다.
▲ '돌부처' 이창호를 연상케 하는 편안한 표정으로 동점타를 날린 진위청(원익)
중반까지 백을 든 양딩신의 실리가 조금이나마 우세한 상황. 중앙의 흑 모양과 우변의 백 모양을 서로 침투하고 파괴하는 과정에서 진위청이 포인트를 올렸다. 이후 15초 초읽기 속에서도 중원의 미묘한 경계를 놓고 정교한 수순을 주고 받았다. 결국 완벽한 마무리 수순을 밟은 진위청의 불계승으로 승부는 1:1 원점이 되었다.
▲ 양 팀의 2지명 대결에서 역전타를 작렬시킨 '사실상 1지명' 이지현(원익)
3국은 양 팀이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인 안정기(한옥마을 전주)와 이지현(원익)의 2지명 맞대결.
사전 보호지명으로 무늬만 2지명인 국내 랭킹 6위 이지현이 안정기에게 단 한 번도 리드를 허용하지 않고 차이를 벌려가며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이지현은 1지명 박정환과 함께 바둑리그 최강의 원투펀치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 21살 나이 차에도 반집 승부를 연출한 박진솔(한옥마을 전주)과 김은지(원익)
4국에서 원익 이희성 감독은 마무리로 4지명 김은지를 출격시켰다. 한옥마을 전주 양건 감독은 베테랑 박진솔을 기용하며 맞불을 놓았다.
▲ 팀에게 필요한 마지막 승점으로 결승타를 날린 김은지(원익)
평소 싸움을 마다 않는 김은지가 이날만큼은 부드러운 강온 작전을 구사하며 리드를 잡았다. 조용하던 국면은 김은지가 하변 침투를 감행하면서 급변했고, 승률 그래프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박진솔이 집념의 추격전을 펼쳤지만 끝내 반집이 부족했다.
▲ 주장 변상일과 용병 양딩신, 바둑리그 최다 우승(6회) 강유택 등이 복기를 주도한 한옥마을 전주 검토실 모습
결국 원익은 3지명 이원영을 아끼고도 3:1 역전승을 완성했다.
매 시즌 정상 문턱에서 아쉬움을 삼켰던 원익은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팀을 묻는 설문 결과, 8개 팀 감독과 주장 16명 전원으로부터 몰표를 받았다. 그리고 그 예상은 1라운드부터 완벽히 적중했다.
▲ 1라운드 2경기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