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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불패' 이동훈, '깜짝 등장' 박정환
티브로드, '원투펀치' 내세워 첫날 2승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6-12-11 오전 2:45:16
▲ 톱랭커 박정환으로 대표되는 티브로드가 KB리그 3연패에 단 1승만을 남겨놓게 됐다. 티브로드는 포스코켐텍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최종전) 첫날 2-0으로 앞섰다. 사진은 2국에서 주장 박정환(오른쪽)이 변상일을 꺾은 직후의 장면.

2016 KB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티브로드, 우승까지 단 '1승'...첫날 2-0 리드


이제는 뒤가 없다. 이 한판 승부로 우승 상금 2억원의 주인공이 결정된다.

3연속 우승을 노리는 티브로드와 2011년 통합 우승 이후 두 번째 패권에 도전하는 포스코켐텍이 벌이는 챔피언결정전 3차전(최종전)이 시작돼 첫날 티브로드가 2-0으로 앞섰다.

10일 오후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6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 첫날 경기에서 이동훈.박정환 '원투펀치'를 내세운 티브로드가 두 판을 모두 가져갔다. 티브로드는 1국(장고)에서 2지명 이동훈이 류수항을 상대로 신승을 거둔 다음 2국에서도 주장 박정환이 변상일을 불계로 물리쳤다. 최종전 승리에 단 1승만을 남긴 티브로드는 리그 3연패가 유력해졌다.

이동훈 또 못잡은 포스코켐텍 탄식

"이동훈을 잡는 게 우리의 목표다. 누구를 내보내야 할지 고민을 좀 해보겠다."

2차전을 승리한 후 포스코켐텍 김성룡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티브로드 입장에서 이동훈은 일종의 '내놓고 치는' 카드다. 당연히 포스코켐텍도 1국(장고)에 이동훈이 나올 것이라는 걸 안다. 그런데도 1,2차전 모두 당했다. 1차전에선 주장 최철한이, 2차전에선 변상일이 차례로 패퇴했다. 그렇다면 3차전은 누구를 내보내야 할까.

포스코켐텍 김성룡 감독은 주말 내내 고심하다가 당일 오전 11시에 류수항에게 츨전을 통보했다고 한다. 류수항은 2차전 승리의 주역이다. 나아가 '잘 해보겠다'는 대답이 선선히 나와 마음이 놓였다고도 했다.

하지만 김성룡 감독의 바램은 이번에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장장 4시간 40분 동안 이어진 미세한 승부에서 이동훈의 후반 집중력이 류수항의 그것을 앞섰다. 종반 들어 반집의 저울추가 오락가락했던 승부는 계가 직전에 가서야 이동훈의 1집반 우세가 드러났다. 장시간의 승부에 지쳤을까. 류수항은 마지막 반패를 하는 도중 항복을 표시했고, 그와 동시에 포스코켐텍 진영에선 커다란 탄식이 터져나왔다(286수 이동훈 백 불계승).


▲ 2012년 농심배(바둑리그 장고대국과 제한시간이 같다) 예선 결승에서 이창호 9단과 5시간 20분의 사투를 벌여 반집승했던 이동훈(왼쪽). 특화된 장고 주자답게 포스트시즌 다섯 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와 4승1패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미리 정해둔 것이었을까. 아니면 이번 만큼은 확실하게 2승을 챙기자는 의도였을까. 티브로드 이상훈 감독은 2국에 박정환이라는 '기습 카드'를 꺼내들었다. 1국이 끝날 때까지 박정환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박민규나 김승재의 출전을 예상했던 중계석은 깜짝 놀랐다. 포스코켐텍으로서도 졸지에 허를 찔린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도 변상일이었기에 '혹시나' 하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허사였다. 잠시 부풀었던 희망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사위어갔다. 변상일도 마른 수건을 짜내듯 최선을 다했지만 상대가 너무 강했다.


▲ 변상일(왼쪽)은 하중앙 접전에서 단 한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살리지 못했다. 거꾸로 백 요석 두점을 잡으며 위기를 벗어난 박정환의 이후 행보에는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175수 박정환 흑 불계승). 박정환은 톱랭커답게 올 시즌 6전 전승을 포함 2009년 이후 포스트시즌 14연승을 달렸다.


벼랑 끝에 몰린 포스코켐텍은 둘째 날 첫 대국(3국)의 주자로 2지명 나현을 공표했다. 반면 여유가 있는 티브로드는 5지명 박민규를 맞상대로 발표. 둘의 상대 전적은 나현의 2승1패 우위로 최근의 대국(이번 시즌 18라운드)에서도 나현이 이긴 바 있다.


▲ 우승 상금 2억원이 걸린 챔피언결정전은 드디어 내일(11일) 결판이 난다. 티브로드가 첫날 2-0으로 앞섰지만 포스코켐텍엔 주장 최철한과 2지명 나현이 대기하고 있어 대역전의 가능성도 충분히 점쳐볼 수 있다.
2016 시즌의 대미를 장식하는 최종전, 최후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빛나는 우승컵이 자신을 품에 안을 '영웅'을 기다리고 있다.



*남은 선수:(티브로드) 박민규(5),김승재(3),강유택(4). (포스코켐텍) 나현(2),최철한(1),윤찬희(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