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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켐텍, 2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챔피언결정전 직행
BGF 패하면서 Kixx 포스트시즌 진출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8-10-06 오전 7:42:41
▲ 올 시즌 '1강'으로 꼽혔던 포스코켐텍이 명성에 걸맞게 정규시즌 우승 축배를 들며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개막하자 마자 5연승을 질주하는 등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채 우승까지 내달렸다.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4라운드 2경기
포스코켐텍.정관장 황진단.Kixx...'가을 바둑' 세 자리 확정


KB리그의 '우승 제조기' 이상훈 감독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피어났다. 포스코켐텍이 정규시즌 우승 축배를 들었다. 포스코켐텍은 올해 우여곡절끝에 이상훈 감독을 영입하고 통산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다.

포스코켐텍은 5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4라운드 2경기에서 BGF를 4-1로 꺾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주장 최철한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나현.김현찬.변상일.이원영의 승전보가 잇달았다.

▲ 전반 속기전을 1승1패로 마친 후 장고대국에서 퓨처스 김현찬 4단(왼쪽)이 BGF 주장 박영훈 9단을 꺾은 것이 결정타가 됐다. 올 시즌 세 번의 등판에서 2승1패를 기록한 김현찬의 10월 랭킹은 52위, 박영훈은 6위.

최종 성적은 10승4패. 다음날 경기를 치르는 2위 정관장 황진단이 승리한다 해도 1경기 차로 앞서 정규시즌 1위가 확정됐다. 포스코켐텍은 스텝래더방식으로 치르는 포스트시즌의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다. 동시에 2위가 결정된 정관장 황진단은 플레이오프에 나아가며, BGF의 패배로 금쪽같은 티켓을 거머쥐게 된 Kixx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대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2010년 창단한 포스코켐텍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기는 2011년과 2016년에 이어 세 번째이다. 2011년엔 내친 김에 챔프전 우승컵까지 들어올렸으며, 2016년엔 지금의 이상훈 감독이 지휘하는 티브로드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또 지난해엔 정규시즌 2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지만 정관장 황진단에 밀려 또 한번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 변상일 9단(오른쪽)이 설현준 4단을 꺾은 것이 팀 승리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짓는 마침표가 됐다. 팀의 3지명임에도 랭킹이 가장 높은 변상일(4위)은 이날 다승왕에 오른 나현과 함께 시즌 내내 쌍두마차격으로 팀을 이끌었다.

출발부터 화끈했다. 새 시즌의 뚜껑을 열자 마자 5연승을 질주했다. 6승1패, 단독 선두로 반환점을 돌 무렵에는 '반칙팀'이란 원성까지 들었다. 사령탑이 갑작스레 바뀐 것을 우려했던 목소리도 쏙 들어갔다.

고비도 있었다. 9라운드에서 정관장 황진단에게 1-4 대패를 당한 것이 3연패로 이어졌다. 굳게 지켜온 1위 자리가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렸다. 하지만 추석 명절에 벌어진 12라운드에서 Kixx의 추격을 따돌리며 한숨을 돌렸고, 이후 3연승으로 정상에 우뚝 섰다.

▲ 시즌 내내 '우승을 해야 본전'이라는 부담감을 떨치지 못했던 이상훈 감독이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옆은 3년 연속 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최철한 9단.

"정관장 황진단이 무섭게 쫒아오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부담이 큰 경기였을텐데 잘 싸워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특히 중요한 고비에서 김현찬 선수가 값진 승리를 해줘서 큰 도움을 받은 것 같다."

"남은 기간이 한 달 열흘 이상 긴 만큼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중요할 것 같고, 잘 준비해서 팬들에게 멋진 경기로 보답하겠다." (이상훈 감독)

"요즘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결과가 좋게 나와서 다행이다. (상대팀들은) 솔직히 정관장 황진단 말고는 다 자신 있고, 내심 정관장 황진단과의 승부를 벼르고 있다." (최철한 9단)

포스트시즌의 남은 한 자리 향방은(?)

한편 BGF가 패하면서 전날 승리한 Kixx는 자동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됐다. 같은 7승7패지만 개인 승수에서 BGF를 크게 앞서기 때문. 이로써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세 팀이 확정된 가운데, 남은 한 자리의 향방을 놓고 벌이는 한국물가정보-화성시코리요의 최종 경기에 모든 관심이 쏠리게 됐다.

셈법은 간단하다. 한국물가정보는 이 경기를 이기면 바로 포스트시즌 진출, 설령 지더라도 1-4나 0-5로 대패만 당하지 않으면 BGF를 제치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2-3으로 패할 경우 동률→개인승→승자승 규정에 의해 한국물가정보가 BGF를 앞선다). 그 점에서 이날 패한 1-4의 스코어 역시 BGF로선 한스러웠던 대목. 마지막 5국이라도 이겨 2-3으로 패했다면 골득실(개인 승수) 관계상 한국물가정보는 오로지 이길 경우에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다.

▲ 매년 꾸준히 다승왕을 노크해왔던 나현 9단(왼쪽)이 김승재 8단을 꺾고 첫 소원을 이뤘다.

박정환.신진서.나현 9단의 10승 주자 세 명의 경쟁으로 압축된 다승왕 부문에선 나현 9단이 가장 먼저 11승째(3패)를 찍으며 최소 공동 다승왕을 확보했다. 2011년부터 바둑리그에 참가해온 나현 9단의 다승왕 등극은 이번이 처음. 아울러 남은 신진서 9단과 박정환 9단의 경기 결과에 따라 단독이냐, 공동이냐가 정해진다(다승왕은 패수를 다지지 않으며 공동일 경우 5백만원의 상금을 균등배분한다).

8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6일 정관장 황진단과 신안천일염의 14라운드 3경기로 이어진다. 신안천일염의 탈골찌 여부 정도가 관심사일까. 전날 포스코켐텍이 승리하면서 지든 이기든 2위가 확정된 정관장 황진단으로선 아무래도 김이 빠질 수밖에 없는 경기.

그 점에서 팀 승패를 떠나 신진서 9단-이세돌 9단의 리턴매치(전반기 신진서 승)에 모든 시선이 모아질 것 같다. 개별 대국만 놓고 본다면 이창호 9단과 신안천일염 2지명 이지현 9단이 벌이는 리턴매치(전반기 이지현 승)포함 다섯판 모두가 흥미진진한 대결.



▲ BGF는 모두가 승부처로 지목한 2국에서 조한승 9단(왼쪽)이 최철한 9단을 꺾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이 1승에 그쳤다. 최철한과의 상대전적을 17승15패로 약간 벌리며 6승8패로 시즌을 마감한 조한승. 최근 슬럼프 기미가 보이는 최철한은 10월 랭킹이 14위로 처음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 '바둑리그의 히딩크' 라고 해야 할까. 과거 티브로드의 3연속 우승을 이끌었고, 새 팀을 맡아서도 정규시즌 우승의 이정표를 세운 이상훈 감독(왼쪽). 참고로 그동안 14차례 있었던 포스트시즌에선 정규시즌 1위팀이 10번을 우승했다. 확률로 따지면 71.4%.

▲ 전반기 5승2패, 후반기 2승5패로 정반대의 성적표를 받아든 BGF. 9라운드~12라운드까지의 4연패가 치명적으로 발목을 잡았다. 사진 오른쪽이 6년간 정관장 황진단을 이끌다가 올해 BGF의 새 사령탑을 맡은 김영삼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