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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까, 약일까...'농심배 대표' 신민준과 홍기표의 얄궂은 만남
리그 5연패 신민준 ...지난해 농심배 앞두고 7연패 때와 닮은꼴 행보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8-08-19 오전 7:41:19
▲ 랭킹과 지명에선 열세이지만 상대전적만큼은 3전 3승으로 신민준 9단에게 자신감을 보여왔던 홍기표 8단이 네 번째 대결에서도 승리한 것이 팀 대승의 기폭제가 됐다.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8라운드 3경기
Kixx, 한국물가정보에 4-1 대승


"5연패...,슬럼프 맞네요."

중계석의 홍민표 해설위원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난해 한중일이 벌이는 '바둑 3국지' 농심신라면배에서 6연승 수훈 활약을 펼친 신민준 9단이 올해도 리그 수난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엔 3연승 후 7연패, 올해는 3연승 후 5연패. 농심배 출전을 앞둔 리그에서의 행보가 판에 박은 듯 흡사하기만 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올해는 주장 완장을 차고 치르는 첫 KB리그 무대라는 점. 또 올해의 농심배는 10월 초에 정규시즌이 종료된 다음 열리기 때문에(10월 15일 개막) 앞으로도 여섯 판의 리그를 더 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점이 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신민준으로선 부담일 수 있다).

▲ 이기는 쪽이 경쟁자를 크게 밀어낼 수 있는 중반의 승부처에서 Kixx가 한국물가정보를 4-1로 꺾고 전반기 2-3 패배를 설욕했다.

시즌 초반 3연승을 거둘 때만 해도 전도가 양양해 보였던 신민준이었다. 이후 변상일, 이영구, 신진서에게 연달아 패했을 때도 그러려니 했다. 상대들이 하나 같이 쟁쟁한 강자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전 7라운드는 달랐다. 상대는 랭킹 47위의 류수항 6단이었고, 게다가 1승6패의 극심한 부진을 보이고 있던 상태였다. 상대전적이 2승3패로 열세였다고 해서 납득할 수 있는 패배가 아니었다.

▲ 한종진 감독과 자신의 패인을 분석하는 신민준. 돌연 찾아온 슬럼프가 또 한 번의 극적인 반전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연패를 끊어야 할 즈음에 홍기표 8단을 만난 것도 얄궂은 일이었다. 지난해 농심배 출전을 일주일 앞두고 리그 7연패의 아픔을 준 당사자가 바로 홍기표 8단이었기 때문이다. 당시는 직후 중국으로 건너간 신민준 9단이 1차전 4연승의 폭죽을 터뜨리면서 이 패배가 약이 됐다는 얘기가 나왔다.

올해는 어떨까. 농심배 개막일이 멀리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슬럼프를 벗어나는 쓴 약이 될 수 있을까. 이래저래 궁금하기만한 신민준 9단의 다음 행보다.

▲ 최대 승부처인 2지명 맞대결에서 윤준상 9단이 강동윤 9단에게 당해왔던 8연패를 끊은 것이 대승으로 가는 들보가 됐다.

나란히 4승3패로 반환점을 돈 3.4위팀 간의 대결. 위냐 아래냐를 결정 짓는 외나무다리 샅바싸움에서 Kixx가 한국물가정보에 한판승을 거뒀다. 11일 밤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결에서 Kixx는 4지명 강승민을 제외한 주전 전원이 승리하며 전반기 2-3 패배를 고스란히 되갚았다.

-'5연패' 신민준, 지난해 농심배 때와 판박이 행보
-3연승 Kixx, 포스코켐텍의 대항마로 급부상


5지명 홍기표 8단과 2지명 윤준상 9단의 선제 2승으로 승리를 예약한 Kixx는 정고대국에서 3지명 백홍석 9단이 '라이징 스타' 박하민의 반란을 제압하며 일찌감치 3-0으로 승부를 끝냈다. 기세가 오른 Kixx는 4지명 강승민 6단만이 한 판을 내주었을 뿐 마지막 5국에서 주장 김지석 9단이 승점을 추가하며 4-1 대승의 기쁨을 누렸다.

▲ 장고대국에서 배테랑의 노련함으로 박하민의 패기를 따돌린 백홀석 9단. 상대전적 2전 2승과 함께 리그 4연승을 달렸다.

전반기 후반 라운드부터 3연승을 달린 Kixx는 5승3패, 단독 3위를 굳히면서 포스트시즌을 향한 안정적 입지를 다졌다. 개인 승수에서 2위 BGF보다 7승이나 앞서 있는 만큼 당장 다음 날 BGF-SK엔크린의 경기 결과에 따라 2위까지도 오를 수 있는 상태. 홍민표 해설위원은 "Kixx의 물오른 전투력이 예사롭지 않다"고 평했다.

반면 지난 경기에서 3연패를 끊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한국물가정보는 4승4패, 순위도 5위로 밀려나며 격랑의 4강 싸움 복판에 놓이게 됐다.



8개팀이 더블 리그를 벌여 4위까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정규시즌은 19일 2위 BGF와 6위 SK엔크린이 8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격돌한다. 절박한 입장의 SK엔크린이 총력전을 펼 것이 예상되는 경기. SK엔크린 1지명 이영구 9단이 8연승을 놓고 조한승 9단과 펼치는 일전이 최대 관심판이자 볼거리. 여기에 이동훈 9단은 차세대 주자의 자존심을 걸고 설현준 4단과 대결하는 등 흥미로운 매치가 줄을 잇는다.

▲ 김지석 9단과의 첫 대결에서 가능성을 보인 박건호 3단(오른쪽). 한 때 인공지능의 승부예측이 70:30을 가리킬 정도로 우세했지만 끝내 벽을 넘는 데는 실패했다.

▲ 한국물가정보는 유일한 전반기의 리턴매치에서 퓨처스 안정기 4단(왼쪽)이 강승민 6단에게 설욕한 것이 영봉패를 막는 승점이 됐다.

▲ 2006년 창단하던 해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후 우승 문턱에 가보지 못한 Kixx. 김지석.윤준상 투톱으로 치르는 마지막 3년차인 만큼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 김지석.이세돌.박정환을 꺾고 최철한.김명훈.백홍석에게 패한 박하민 4단. 실리 위주로 균형을 맞추는 스타일에 강한 반면 주먹 위주의 인파이터형 기사들에겐 어려움을 겪는 것이 데이터에서 드러난다.

▲ 최근 세 경기에서 박정환.이동훈.신민준, 상대 에이스들을 차례로 만난 Kixx의 5지명 홍기표 8단(29.랭킹 49위) 그 여파로 2승4패에 그쳤지만 강자에 강한 면모를 지니고 있어 언제든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