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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같은 데뷔전,,,69위 박하민, 2위 김지석 꺾었다
한국물가정보, 난적 Kixx에 3-2 승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8-06-16 오전 5:12:04
▲ 시작부터 이변이다. 전날 개막전에 이은 둘째날 경기에서 한국물가정보 5지명으로 데뷔전을 치르는 박하민(오른쪽. 랭킹 69위)이 랭킹 2위 김지석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라운드 2경기
신민준, 백홍석 꺾고 주장 데뷔 합격점


"아니, 이 바둑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김지석 9단이 진 게 맞나요(?)"(이희성 해설위원)
"그러게요. 스코어를 보니 절망적인데요."(김려원 캐스터)

매인판인 신민준-백홍석 전의 중계를 마치고 동시에 벌어진 또 하나의 속기판으로 눈을 돌린 이희성.김려원 콤비는 상황을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어리둥절함만을 표할 뿐이었다. 그러나 실화였다. 얼마 후 김지석이 머리를 긁적이며 돌을 거두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한국물가정보 진영에서 기다렸다는 듯 탄성이 터져나왔다.

▲ 중계 카메라가 머리를 돌렸을 때 승부는 사실상 끝나 있었다. 우측 상단의 86:14라는 수치가 김지석이 절망적인 형세임을 보여준다. 상중앙에서 잠시 방심했던 것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

15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라운드 2경기에서 한국물가정보가 5지명 박하민의 수훈으로 난적 Kixx를 3-2로 물리쳤다. 1지명 신민준의 선취점에 이은 박하민의 후속 홈런으로 2-0으로 앞선 한국물가정보는 후반에 Kixx의 거센 추격을 받았으나, 2-2 동점 상황에서 배테랑 3지명 허영호가 홍기표를 꺾으며 팀 개막전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 완벽한 사석작전으로 주장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신민준. 이희성 해설위원은 "원래 수읽기가 센데 안정감이 더해진 데다 빠르기까지 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15년 창단 첫해에 꼴찌(9위)를 기록한 한국물가정보는 2016년과 201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늘 웃는 얼굴의 한종진 감독이지만 "올해도 성적이 나쁘면 저는 잘립니다."라는 소리가 이번 만큼은 엄살로 들리지 않았다.

결국 박영훈, 원성진 등 지난해의 주전들을 모두 내치고 99년생 신민준을 전격 1지명으로 발탁하는 등 팀 컬러를 쇄신했다. 누가 봐도 모험적인 시도였지만 박하민이 시작부터 대박을 터뜨리며 한감독의 선택에 힘을 실어줬다. 저녁 내내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을 만했다.

▲ 샅바 싸움을 하듯 시종 이 자세로 장고대국을 치른 두 사람.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한 강승민(왼쪽)이 강동윤의 대타로 무대에 오른 안정기의 추격을 노련하게 따돌렸다(상대 전적 3전 3승).

반면 지난해의 주전 대부분을 보유하며(4지명 김기용만 퓨처스 홍기표로 바뀌었다) 우승 재도전을 천명한 Kixx는 이날 패배가 무척 아팠다. 김지석의 충격적인 패배에도 불구하고 2-2까지 따라붙은 것이 위안이면서도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겨우 첫발을 뗐을 뿐이다.

▲ 제5국. 군에서 복귀한 후 JTBC 챌린지매치 4강에 오르는 등 상승세의 김세동(왼쪽)이 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박건호(물가정보 4지명)를 접전 끝에 물리쳤다.

▲ 제4국(최종국). 홍기표에게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는 허영호(상대 전적 5승1패)와 그런 허영호를 상대로 6년 만에 KB리그 복귀전을 치른 홍기표. 저녁 10시 40분에 계가까지 간 결과 허영호가 백으로 4집반을 남기며 팀 승리를 결정했다.


이어지는 16일에는 '디펜딩 챔피언' 정관장 황진단과 박정환의 화성시코리요가 1라운드 3경기에서 격돌한다. 지난 4월의 선수선발식에서 화성시코리요 박지훈 감독이 도발적인 '지명 맞대결'을 제안했고, 정관장 황진단의 신임 김승준 감독이 이를 수락하면서 박정환-신진서의 슈퍼매치가 이뤄졌다.

둘의 통산 전적은 박정환이 7승4패로 우위. 지난해 바둑리그에선 신진서가, 올초의 크라운해태배 결승에선 박정환이 2-1 승리를 거둔 바 있다.

▲ 얼마 전까지 국가대표 코치를 지낸 허영호에 신민준,강동윤 등 주전 전원이 국대 소속이어서 '미니 국가대표팀'의 풍모가 느껴지는 한국물가정보. 올 시즌 강력한 다크호스다.

▲ 지난해 아쉽게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친 Kixx. 김지석-윤준상을 보유하고 우승에 도전하는 마지막 해이기에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