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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규 이세돌'... 박정환의 화성시, PS문턱 성큼
화성시코리요, 신안천일염 꺾고 4연승...대망의 5위 진입
  • [KB바둑리그]
  • 바둑리그 2017-10-20 오전 5:39:04
▲ 이제서야 손발이 척척 맞는 화성시코리요가 막판 4연승의 스퍼트를 올리며 5위에 진입했다. 사진은 화성시코리요 주장 박정환(오른쪽)이 이세돌이 빠진 신안천일염의 주장격 조한승을 상대로 선제점을 올리는 장면.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7라운드 1경기
화성시코리요, 신안천일염에 4-1 승


상위 세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가운데 나머지 두 장의 와일드카드 티켓을 놓고 싸우는 형국인 2017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치열한 막판 경합이 펼쳐지고 있는 장에서 급피치를 올리고 있는 화성시코리요가 '이세돌 빠진 최하위' 신안천일염에 대승을 거두고 유리한 자리에 올라섰다.

화성시코리요는 19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7 KB리그 17라운드 1경기에서 박정환.최재영.강유택의 릴레이 승점과 김승재의 추가점으로 신안천일염을 4-1로 꺾었다.

4연승으로 막판 스퍼트에 가속이 붙은 화성시코리요(7승8패)는 6승8패의 한국물가정보를 6위로 밀어내며 대망의 5위에 진입했다. 반면 3승13패의 신안천일염은 2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 속에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 사전 전망에서 큰 우위를 보인 화성시코리요가 이세돌 빠진 신안천일염을 상대로 4-1 대승을 거뒀다. 전반기엔 '이세돌 있는' 신안천일염에 3-2로 졌었다.

남은 경기에 예정대로 출전할 뜻을 밝혔던 이세돌은 이날 경기에 나오지 않았다.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상훈 감독은 "다음날(20일) 중국 갑조리그에 출전할 예정"이라고만 짤막하게 답했다. 중계석의 최유진 캐스터는 "이러면 한 팀만 억울하게 된 거 잖아요"라고 말하면서 "왜 우리팀한테는..."이란 소리가 BGF리테일CU에서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 신안군 비금도 출신의 이상훈 감독(오른쪽)과 이세돌 9단. 두 형제는 2010년과 2013년에 우승을 누리기도 했으나 올해는 최악의 성적으로 2년 연속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이세돌이 빠지자 오더부터가 흔들렸다. 두 판에서 커다란 전력 열세가 나타났다. 나머지 세 판의 동지명 대결에 기대를 해봤지만 마지막에 심재익만이 승리하면서 완패했다.

▲ 올 한해 11전 전패라는 혹독한 시련을 겪은 심재익(왼쪽)이 마지막 라운드, 마지막 대국에서 98년생 동갑내기 송지훈을 상대로 '첫승'을 올렸다. 장고판에서 4시간 25분, 312수 만에 거둔 승리. 팀의 영봉패를 막은 것이기도 했고, 신안천일염이 올 시즌에 거둔 25번의 개인 승리 중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와일드카드 경쟁, 4~6위 세 팀 싸움으로 좁혀져
신안천일염, 2년 연속 최하위로 시즌 마감...심재익은 마지막 경기서 11연패 끊어
화성시코리요 '죄수의 딜레마'...Kixx, 물가정보 중 누굴 응원해야 할지


12라운드까지 3승8패를 기록하며 8위에 머물렀던 화성시코리요는 13라운드에서 강팀 포스코켐텍을 4-1로 격파하면서 분위기가 살아났다. 이후 4연승을 거두는 놀라운 뒷심을 발휘하며 염원했던 5위에 진입했다. 한 번도 연승이 없던 상태에서 첫 연승이 4연승까지 이어졌다.

이같은 상승동력엔 에이스 박정환과 나란히 부활한 최재영.김승재의 힘이 크다. 박정환은 세계대회 일정으로 세 경기를 결장했지만 11승1패로 팀을 지켰고, 유일하게 패했던 정관장 황진단과의 경기에서도 팀은 승리했다. 또 최재영은 후반기 들어 5승2패로 맹활약 중이며 김승재는 최근 4연승으로 부진의 늪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 올 시즌 팀의 부진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강유택(오른쪽.7승8패)이 연속 등판한 신안천일염의 퓨처스 선수 박주민을 상대로 결승점을 올렸다.

화성시코리요가 5위에 진입하면서 마지막 남은 4위와 5위, 두 장의 티켓은 4위 Kixx와 6위 한국물가정보까지 세 팀의 싸움으로 좁혀졌다. 송태곤 해설자는 "신안천일염이 이겨야 희망이 생기는 7위 티브로드(6승9패)와 8위 BGF리테일CU(5승9패)는 아쉽게 됐다"고 말하면서 "남은 경기에서 대승을 거두고 위의 세 팀이 모두 대패를 당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 화성시코리요는 경쟁팀 뿐만 아니라 상위권팀들에게도 '공공의 적'이 돼가는 인상이다.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는 한 팀의 감독은 "포스트 시즌은 단 세 판 만에 끝날 수 있다. 막강한 주장이 있는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도"라고 말하면서 "솔직히 화성시코리요만은 올라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경계감을 드러내기도.

이같은 상황에서 당장 다음날(20일) 벌어지는 6위(6승8패) 한국물가정보와 4위(7승7패) Kixx전이 막판 순위 경쟁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대진은 원성진-홍기표(퓨), 안국현-김지석, 박영훈-윤준상, 한태희-백홍석, 설현준-강승민(이상 앞이 한국물가정보).

전반기엔 한국물가정보가 4-1로 이긴 바 있으며, 3~5국 세 판에서 재대결이 이뤄젔다. 전반기엔 박영훈,한태희,설현준 등 한국물가정보 선수들이 모두 승리.



▲ 3지명 맞대결이자 둘의 첫대결에서 최재영(왼쪽)이 한상훈을 불계로 눌렀다.

▲ 지명도나 랭킹, 상대전적(4승4패) 등 모든 면에서 비슷한 둘의 대결에서 김승재(왼쪽)가 전반기 목진석에게 당한 패배를 설욕했다.

▲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곤 있지만 전승이 깨진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을텐데) 많이 좋았던 바둑인데 실수를 너무 많이 해서요, 내용이 부끄럽습니다."(박정환.오른쪽)

"(-팀에선 올라갈 확률을 몇퍼센트로 보나요)...(난감한 표정을 짓다가) 분위기로는 거의 올라갈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강유택.왼쪽)

▲ 화성시코리요는 마지막 라운드서 SK엔크린과 대결한다. 재밌는 것은 20일의 Kixx-한국물가정보 전을 바라보는 입장. 이 경기를 Kixx가 승리하면 5위가 유력해지지만, Kixx가 지면 물가정보까지 세 팀이 7승8패 동률이 된다. 이 경우 4위도 기대할 수 있지만 반대로 탈락할 수도 있어 마치 '죄수의 딜레마'에 빠진 것 같은 형국이다.

▲ 경기 시작 직후 여러 명 무리지어 온 여성팬들이 놓고 간 선물. '오늘은 정환이가 쏜다' '100승 축하기념. 유결점(팬클럽명?)'이라고 씌여 있다.

▲ 최유진 캐스터는 연말 출산을 앞두고 송태곤 해설자와 고별 방송(?)을 했다.